美상호관세-공매도 재개 ‘쌍펀치’에 코스피 250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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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6조 순매도… 3% 떨어져
정국혼란 장기화에 투자심리 꽁꽁
대미수출 의존 높은 日-대만도 급락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퍼펙트 스톰’급 대내외 악재로 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2,500 선을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정국 장기화, 공매도 전면 재개 등이 겹쳐 시장 심리가 급속히 냉각된 결과다.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 하락한 2,481.12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500을 밑돈 것은 2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1조575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3.01% 하락한 672.85로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등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26개 종목이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4.05%, 대만 자취안지수는 4.20%씩 각각 내렸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이틀 앞두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건 주말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이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관세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여기에 더해 탄핵 정국 장기화라는 불확실성이 더해져 원-달러 환율이 1,472.9원으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5년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었다. 대차거래 잔액 비중이 높아 공매도 재개 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졌던 포스코퓨처엠(―6.38%), 엘앤에프(―7.57%), 셀트리온(―4.57%), 유한양행(―4.21%) 등 이차전지·바이오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총 톱10중 9개 줄하락…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美 상호관세 D―1]
美관세 공포-공매도 재개 겹악재… 코스피 3% 떨어져 2481선 후퇴
日-대만 주가도 4% 넘게 급락… 안전자산 선호에 금값은 치솟아
“최악땐 환율 내달 1500원 갈수도”
코앞으로 다가온 상호 관세에 대한 공포와 1년 반 만의 공매도 재개라는 ‘겹악재’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가 미끄러져 내렸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를 비롯한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두 달여 만에 코스피는 2,500 선을 내줬다. 탄핵 정국이 4월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에 불확실성 우려까지 더해져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원화 가치 최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4월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를 ‘모든 국가’에 적용하겠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음에 따라 일본 대만 등의 증시도 4% 넘게 고꾸라졌다.

●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 3%대 급락

3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0% 내린 2,481.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500 선이 무너진 것은 2월 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일인 이날 코스피는 2,513.44로 출발했으나 이후 낙폭이 확대됐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3.01% 하락했다.

공매도 재개로 해외 헤지펀드 등 외국인투자가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만 1조5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섰으나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 KB금융을 제외한 9개가 하락하는 등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던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대거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6.04%), SK이노베이션(―7.11%), 삼성SDI(―5.47%), 에코프로비엠(―7.05%), 에코프로(―12.59%)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공매도 재개가 당분간 국내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여파가 향후 최대 한 달가량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올 하반기(7∼12월) 무렵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증시 하락을 두고 공매도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예고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자동차 등 개별 품목 외에도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같은 전방위적 ‘관세 전쟁’이 투심을 짓눌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한국 증시뿐만 아니라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이나 대만 등의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만 4.05% 빠졌으며, 대만 자취안지수도 4.20% 내렸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이후 내수 비중을 높여 왔던 중국 기업들의 경우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기존의 20%에서 3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대비 0.2%포인트 낮은 1.0%로 내렸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로 0.5%포인트 올려잡았다.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는 치솟고 있다. 31일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100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치며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주 내내 146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일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전일 대비 0.44% 내린 103.87로 약세를 보였지만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연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재탄핵 추진론 등 국내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와 미국 경기 침체, 국내 정치 불안 등이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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