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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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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진출 유한양행 렉라자, ‘블록버스터 K-항암제’ 선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1 16:16

비소세포폐암 신약…국산 항암제 최초 FDA 품목 승인

존슨&존슨 항암제와 병용요법 1차 치료제로 허가 획득

“임상3상 주요지표 모두 우수”…전세계 매출 7.7조원

1조원대 기술료·수백억대 로열티, 글로벌50 도약 기대

유한양행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미국제품명 라즈클루즈)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다른 질환에 비해 개발이 까다로운 반면 수익성이 높은 항암제 분야에서 국내 첫 FDA 승인인 동시에 글로벌 폐암 치료제 시장이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의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21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미국 FDA는 19일(현지시간) 유한양행 항암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을 국소진행형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환자의 1차 치료제(진단받은 환자에게 가장 먼저 처방하는 치료제)로 승인했다.


렉라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기존 치료제(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질환이 악화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이 1.5배나 길고(렉라자 23.7개월, 타그리소 16.6개월), 반응지속기간(DOR), 전이가 있는 고위험 환자를 포함한 전체 생존율(OS)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우수한 효과를 보여 무난히 FDA 승인을 획득했다.


렉라자는 지난 2015년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전임상 단계에서 도입해 2018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약물로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의 모범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지난 2003년 LG화학 항생제 '팩티브'가 국산 신약 FDA 승인 첫 물고를 튼 이래 21년만에 항암제로는 처음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한미약품이 항암치료를 받은 암환자에서 발생하는 호중구(백혈구의 일종) 감소증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 '롤론티스'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지만 직접적인 항암제로는 렉라자가 처음인 셈이다.


렉라자는 현재 대표 치료제인 타그리소보다 무진행생존기간 등 주요 지표들이 더 우수하다는 점도 향후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글로벌 치료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300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26년 440억달러(약 58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바이오 표적항암제 등을 제외하고 시장지배적 제품인 타그리소는 지난해 58억달러(약 7조7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존슨앤존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협회는 렉라자의 FDA 승인 직후 보고서를 통해 “로이터, 피어스파마 등 해외 언론도 이번 승인을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며 “폐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타그리소와의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FDA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외에 출시 이후 매출의 일정 금액을 로열티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기술수출 이후 아직 수령하지 못한 마일스톤 잔여분 약 10억달러 외에 매년 수천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와 더불어 국내 첫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 배출기업 타이틀은 물론 창립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를 켠 셈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렉라자의 FDA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 투자의 의미있는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돼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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